회사와 집이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하다보니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잠깐 집에 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밥 등을 사 가지고 가서 12 시 뉴스를 보며 점심을 해결하기도 하고, 회사 동료들과 식사를 같이 하고 잠깐 짬을 내기도 한다. 집에 가면 집안 정리를 한다거나, 화분에 물을 준다거나, 물고기에게 밥 주는 등의 소소한 일들을 하곤 한다. 회사가 출퇴근, 점심 시간에 민감하다보니 조금이라도 늦을까 하는 마음에 조금은 급하게 종종거리며 일을 하지만, 마음만은 너무 행복하다. 못난 남편 덕에 매일 이른 아침에 학교로 출근하는 아내. 그때문에 첫돌이 되기 전부터 놀이방을 다닌 아직 두돌도 안된 우리 딸.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 뿌듯하기 그지없다. 있다가 퇴근해서 깨끗해진 집, 설거지가 잘 되어 있는 주방을 보고 기뻐하며, 웃음지을 아내를 생각하면 점심 시간을 헛되이 보내기란 참 힘든 일이 되곤 한다.
김밥을 사서 집에서 먹게 되면 남는 시간이 30여분 남짓되어 평상시보다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가 있다. 청소기 돌리고,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일까지.. 그러다보니 종종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때가 있다. 아내는 이런 나를 보며 몸 생각해서 그러지 말라고 하지만, 김밥을 먹고 4시경부터 배는 고파올 지라도, 너무 행복한 배고픔이요, 즐거운 분주함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은 근처 죽집에서 미리 예약해놓고 동료들과 점심을 먹었다. 먹고 일어나니 12시 38분. 다행히 식당이 집앞이었기 때문에 1분도 채 걸리지 않아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10여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었지만, 부지런히 왔다갔다 한 덕에 몇가지 일을 해놓고 집을 나설 수 있었다. 회사까지는 한달음에 뛰어서 도착. 다행이 그리 늦지는 않았다.
"우렁각시"라는 말이 있다. 난 남자니 "우렁총각" ... 아니지 이미 결혼해서 애까지 있으니 뭐라해야할까? 점심에 청소하고서는 저녁에 아내에게 "도우미 아주머니"가 왔다가셨나봐 하고 농담을 하곤 한다. 오늘은 "우렁 총각"이 다녀갔다고 너스레를 떨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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